덕후의 탄생

2022. 3. 22. 08:00서평

덕질의 시작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고 말해주는 언니도, 취미만으로 팀을 꾸려 많은 성과를 낸 글로벌 광고회사 덴츠 B팀도, 항상 무언가의 오타쿠가 되라는 조수용 대표도 모두들 좋아하는 것으로 많은 인사이트를 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있는지라 내 덕질이 꽤나 자랑스러워서 여기저기 만나는 사람마다 한 아이돌의 팬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물론 나의 덕질과 이들의 덕질은 분명 다르지만 나는 내가 무언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고 그들의 음악에 대해 남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게 좋다.
이 책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고 있는 덕후 즉, 덕업일치로 성공한 8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1만 시간의 법칙

1993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앤더스 애릭슨은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와 아마추어 연주자의 실력 차이는 연주 시간에서 비롯되었으며, 우수한 연주자들은 공통적으로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을 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1만 시간은 하루 10시간씩 몰입할 경우 3년, 매일 3시간씩 몰입할 경우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것 외에 취미로 1만 시간을 쓴 경우는 현저히 적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각 분야 8명의 덕후는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만 1만 시간을 사용했다. 어디 그뿐인가? 이미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받았지만 또 많은 시간을 이용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한다.

여자가 지휘로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 마라

클래직 대표 진솔이 아버지께 들었던 말이다. 그러나 진솔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처음으로 노력이라는 것을 해보았다고 한다. 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 그리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진솔의 이야기에서 나는 특히 소름이 돋았다. 많은 아픔을 딛고 모두가 안된다고 했지만 자신의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최초 여성 지휘자가 되었고, 좋아하는 게임으로 음악을 만들어서 큰 회사와 협업을 하였다. 전에 세븐틴 멤버 디노가 책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착한 사람보다 자기의 기준점이 확실한 사람들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이다. 딱 진솔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매번 안 된다는 사람들만 보다가 된다는 사람을 만나니까 힘이 났어요

종이비행기 덕후 이정욱의 말이다. 종이비행기로 이색스포츠 마케팅을 하겠다는 말에 주변에서 모두 반대했지만 CBS 특강 프로그램 세바시 기획이사를 하신 분이 "진짜 재미있겠다. 잘될 것 같다 왜 안 되냐?"라고 물었고, 그 말을 들은 정욱은 일어날 힘이 생긴 것이다.

이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만나는 사람이 좁을수록 그리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끼리 만날수록 나에게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경험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많은 솔루션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뭔지 모른다

연애 덕후 명진의 고민이었다. 하지만 명진은 고민이 된다고 무너진 게 아니었다. 명진은 '연애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업계 최고의 매칭 회사 '듀오'에 입사를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명진에게는 전략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세운 세 가지 계획! 첫째, 연애에 관한 책을 한 권 써보는 것. 둘째, 대학생 예비 커플매니저를 해보는 것. 셋째, 라디오 DJ를 해보는 것이었다. 수많은 노력 끝에 이 세 가지를 해냈고, 듀오에 입사해 인정받는 직원이 되었다. 또한 여러 곳의 특강을 다니며 회사를 알림과 동시에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명진의 월급은 2-3배가 오른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게 뭔지 몰랐던 명진은 좋아하는 것을 선두로 치고 올라갔고, 그 대가는 상당했다. 명진이 연애상담에 대해 관심만 있었다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덕질은

덕질은 우연에서 시작되고,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내가 하는 덕질도 그렇다. 아이돌이 나에게 무슨 영향을 주냐고? 조금 웃기는 소리지만 그들은 나를 덕후기획자로 만든다. 가장 큰 변화는 영상편집에 관심만 있고, 배우려고 하지 않았던 내가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과 팬들이 내 영상을 보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팬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자신감이 뚝 떨어진 친구에게 덕질을 추천했다. 어떤 것이든 좋으니 우선 좋아하기 시작하라고 말했다. 덕질의 장점을 알고나니 여기저기 추천하는 중이다. 삶이 무료하다고 느끼는 많은 청춘들에게 덕질을 하라고 권유하고 싶다.